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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새롭게, 오늘 또 한 번 더 나아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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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유정 에디터
  • 승인 2018.0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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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도서관 사업소

노하우라는 것이 있다. 일을 처음 시작해 에너지가 넘치고, 통통 튀는 아이디어로 용기 있게 도전하는 신인들의 매력과는 또 다른 묵직한 힘. 쌓이고 쌓인 경험으로 말미암아 더 나은 것, 더 발전된 것을 생각할 줄 알게 하는 연륜. 물론 그 연륜이라 함은 대개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매진한 이들에게서 나온다.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도서관 이용자 편의 증진을 위한 정책을 생각하는 사서들이 있는 곳이라면? 그 시작은 미진했을지 모르나 20년이 지나며 붙은 ‘탄성’이란 아주 팽팽한 것이리라. 그러한 사서들이 일하는 도시, 경기도 용인시를 찾았다.

에디터팀 | 자료제공 용인시 도서관 사업소

 

 

배움이 즐겁지 아니한가

용인시 도서관 사업소

 

사업소 직원들
사업소 직원들

 

 

지난해 7월, 경기도 용인시에 ‘도서관 사업소’의 역사가 시작됐다. 1993년 용인시 최초 도서관인 중앙도서관 개관 이래 24년만이었다.
591.33㎢라는, 서울시 면적 605.21㎢에 버금가는 광활한 면적의 지자체에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용인시는 지난해 10월 1일, 주민등록 기준 인구 100만 명을 돌파하며 수원시, 고양시를 이어 경기도에서 세 번째로 인구 10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도시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넓은 면적을 잘 아우를 수 있는 도서관 추가 건립은 물론 증가하는 인구에 발맞춰 늘려야 하는 도서관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중심이 필요했다. 기존에 그러한 업무를 도맡았던 중앙도서관의 규모로는 이러한 상황을 조율할 수 없다는 판단에 도서관 관리는 물론 전문적인 도서관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도서관 사업소를 운영하게 된 것. 현재 건립 중인 용인 시내 공공도서관은 올해 개관 예정인 남사아곡도서관을 비롯해 수지구 성복동 어린이·청소년 도서관, 풍덕천동·동천동 도서관, 서농동 도서관 등 4개관. 도서관 사업소는 이밖에 기존 도서관들에 대한 전반 관리와 희망도서 바로대출제, 북스타트, 일상의 인문학 책의 도시 용인 만들기 프로젝트 등 도서관들이 일괄 운영할 수 있는 중심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Spot Interview - 이동무 소장

끊임없이 움직이는 도서관이 돼야 하니까요

이동무 소장
용인이 참 넓어요. 정말 넓습니다. (웃음) 그러다 보니 주거지역 간 거리도 상당하고요. 그러다 보니 도서관 건립이나 정책 추진도 다른 도시에 비하면 초반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아요. 현재 운영 중인 도서관 사업소는 지난해 7월에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평생교육원 산하에 있던 정책팀이 인구 100만을 돌파하며 사업소로 승격됐어요. 사업소 소속 직원 177명 중 64명이 사서 직원이고요. 사업소장을 맡고, ‘내가 할 일이 뭘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과, 지금까지는 도서관 이용을 하는 시민들만 주로 도서관을 찾던 상황을 개선하기도 해야 하고요. 도서관 이용자는 꾸준히 늘고 있는데, 특히 수지구 인근은 주거단지가 대거 조성되면서 이용자 수가 월등히 상승한 상황이에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할 수 있을 만한 도서관 정책이 필요한 거죠. 높은 교육열은 물론이고, 늘어가는 노령인구들에게 서비스할 수 있는 도서관 문화 정책이 절실하니까요.


희망도서 바로대출제, 연륜이 이룬 쾌거죠
전국 최초로 시작한 독특한 사업인데요. 서점에서 책을 ‘빌려주는’ 겁니다. 지난 1월 10일에 올해 추가로 함께 할 서점주들을 모집할 공고도 냈어요. 이 아이디어가 처음 나온 게 지금 도서관 사업소에서 일하고 있는 고진아 과장과 팀장들과의 회의에서였어요. 고진아 과장의 경우 90년대 초반부터 용인시에서 사서로 일한 연륜 있는 직원인데요. 이외에도 독서마라톤이라던가 하는, 소위 요즘 ‘핫한’ 정책들을 많이 추진했어요. 오랫동안 한 분야에서 일한 직원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희망도서 바로대출제의 경우 KBS 뉴스에도 보도됐고, 처음 시작했을 때 전국 공공도서관에서 참 뜨거운 반응을 보였어요. 도서관만이 아니라 서점에서 책을 빌려준다는 아이디어가 상당히 획기적이지 않나요? 시민들은 보다 빨리 신간을 빌려볼 수 있
고, 도서관에서도 이용자 만족도를 높여줄 수 있으니 좋은 일이고요. 생각의 전환이었습니다.


2017 경기 다독다독축제, 시민의식에 감동했어요
사실 ‘적어도 10% 정도는 소실되지 않겠는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시작한 행사였거든요? (웃음) 그런데 단 한 권도 소실되지 않았어요. 그대로였죠. 정말 놀랐습니다. 누군가가 지키고 선 것도 아니고, 넓고 탁 트인 공간에서 책 한 권 자연스럽게 가지고 가도 모를 분위기에서 어쩜 그럴까요? 책 읽는 이들의 소양과 시민의식에 대해 감탄해 마지않았던 경험이었어요. 당시 주제가 ‘뛰노는 도서관’이었기 때문에 아이들을 동행한 가족 단위 시민들이 가장 많이 왔었는데요. 덕분에 아주 모범적이고 생기 있는 행사로 치러지게 됐습니다.


‘작은 것’의 힘, 모두가 함께 키워야죠
빌 게이츠가 자신을 키운 것의 상당 부분이 동네 작은도서관이었다고 했다더군요? 어떤 시민께서 “걸어서 10분 이내에 도서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수치지만 그에 근접한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게 바로 작은도서관이 아닐까 싶어요. 용인시 내 작은도서관은 106개소(2018년 1월 기준)인데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겁니다. 작은도서관 공간은 있어도 등록이 아직 안 된 곳도 있기 때문에 그러한 곳은 끊임없이 발굴해 나갈 것이고요. 이에 대한 조례도 발의했어요. 「작은도서관 운영 조례안」과 「지역서점활성화 조례안」을 연달아 추진했었죠.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합니다. 지역서점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라 서점 활성화 대책 마련을 위해 지역서점주들과 용인시장과의 대화가 이뤄지고, 저 또한 그 자리에 함께 하고요. 가능하다면, 적어도 도서관에서 구입할 도서들을 지역서점에서 구입해 그들이 안정적으로 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습니까. 작은도서관도, 지역서점도 작은 규모에서 큰 힘을 낼 수 있는 포인트란 지자체와 도서관 사업소 차원에서 얼마든지 지원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용인중앙도서관

 

제공 용인중앙도서관
제공 용인중앙도서관

용인중앙도서관(중앙도서관)은 1993년 개관한 용인시 첫 번째 도서관이다. 용인시의 역사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통계, 연감 등 참고자료 및 향토자료 15,796권을 소장하고 있는 참고자료실 운영은 물론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 진행으로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중앙도서관이 진행한 주요 독서 문화 사업은 독서교실·방학특강, 어린이 사서 체험 프로그램, 청소년 독서동아리 푸른독서단 등 주로 시민들이 직접 도서관 운영에 참여해보거나 사서 업무를 체험해볼 수 있는 것들로 꾸려졌다.

손선아 관장은 “도서관 내 영유아 및 예비 부모, 양육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영유아 독서프로그램이나 부모교육 등 일명 ‘태교 북스타트 프로그램’은 특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성인층뿐만 아니라 새롭게 도서관 이용자가 될 영유아부터 자연스럽게 도서관을 접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함께 하고, 서로 나누고 중앙도서관은 과거 사서들만의 업무로 분류됐던 도서관 운영이나 파손 도서 재생작업 등의 업무들을 용인시민들이 직접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일에 꽤 익숙해졌다. 어린이들에게 도서관 전반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갖게 하고 학습 경험을 통한 도서관 이용 생활화를 유도할 수 있는 ‘어린이 사서 체험 프로그램’이 그 중 하나다. 2005년 1기를 시작으로 매년 2기씩 배출해 지난해 24기까지 총 315명의 어린이 사서를 배출했다. 도서관 이용교육, 견학, 정보 봉사와 같은 기본적인 이론 수업부터 파손 도서 보수 작업, 다양한 특강 이수, 도서 정리 봉사 등 자신의 손으로 직접 도서관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요소는 어린이 본인들에게는 물론 학부모들에게도 환영받고 있다고 한다.실제 도서관에서 관리해야 하는 파손 도서를 재생하는 작업을 시민들이 나서 봉사활동으로 진행하거나 나날이 늘고 있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문화 지원 사업 일환의 ‘다함께 DoDream' 사업 진행을 한다거나 관내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의 독서진흥을 위한 찾아가는 독서프로그램 ‘도서관과 함께 책 읽기’ 등 정보 소외계층을 위한 독서프로그램 서비스도 꾸준히 보급하고 있다. 도서 기증자와 수혜자를 연결해 책 나눔을 진행하거나 시민들이 각자 소장하고 있는 책을 교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시민 독서 환경 조성에 이바지하고 있는 ‘북어게인’ 역시 시민들의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작은도서관, 완벽한 생활 밀착형이군요?

 

용인시 소재 작은도서관은 공립 7개소, 사립 99개소로 총 106개소(2018년 1월 기준)다. 용인시 측은 올해만 2억 5,984만여 원의 예산을 들여 작은도서관 운영 활성화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용인시 작은도서관 현황은 대체로 전국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2018년 용인시 작은도서관 지원 목표는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작은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시민의 독서·문화 활동에 이바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단지 도서를 대출하고 반납하는 정정적인 기능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무더위나 혹한기를 대비한 쉼터를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등 그야말로 시민들의 생활에 바짝 다가설 수 있는 기능을 안도록 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들 작은도서관은 기본적으로 건물 면적 33㎡, 열람석 6석, 장서 1000권 이상을 소장해야 작은도서관으로서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용인시의회는 지난해 「용인시 작은도서관 운영 및 지원 조례」를 수정 가결해 작은도서관 지원 사업 진행에 힘을 실었다. 작은도서관 진흥법에 따라 작은도서관 진흥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시민의 지식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등 생활 친화적 도서관 문화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조문을 더욱 명확하게 규정하기 위함이었다. 향후 용인시에서 펼쳐질 작은도서관 활성화 분위기에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인문학 특강, 실로 인간 탐구의 정수精髓였다

지난 1월 4일 저녁 7시, 용인시 동백도서관(이하 동백도서관) 시청각실은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시작된 <인문학 특강> 4차 강의를 들으러 온 시민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이날의 주제는 인간의 서書라고 일컬어지는 『돈키호테』의 고향, ‘스페인 문학과 예술’이었다. 강연을 맡은 이는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통번역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신정환 교수. <인문학 특강>은 동백도서관이 한국외대 산하 인문역량강화사업단(코어사업단)과 용인시 도서관 사업소 측 논의로 성사됐다. 대학에서 진행된 인문학역량강화 사업 연구의 성과를 지역 주민들과 공유하고 인문학적 소양을 높이는 취지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인 것. 이미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글로벌 인문학 시민강좌 시리즈’라는 큰 틀을 가지고 용인시 수지도서관에서 진행한 바 있다.
동백도서관의 이번 <인문학 특강>은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교수진이 ‘세계의 문화 읽기’라는 주제 하에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 각국의 문화와 예술, 언어, 사회, 종교 등을 8회에 걸쳐 강의했다. 동백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을 받았으며 지난 12월 8일 선착순으로 첫 접수가 시작됐다. 이후 강연이 진행될 때마다 추가 접수를 진행했다. 첫 회 신청자는 별도의 추가 신청 없이 8회차 강의를 모두 들을 수 있었던 것이 특징이다.

동백도서관
동백도서관

 

자유로운 진행, 폭발적 반응

자료 활용 등 강의 진행 방식은 온전히 강사진들에게 맡겨졌다. 도서관은 장소 제공과 홍보에 주력했다. 그 덕분에 일률적인 진행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매주 강의가 이루어졌는데, 동영상과 사진 등 시청각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가 하면 질의응답에 초점을 맞춰 참석자들과의 교감에 집중한 강의도 있었다. 이용자들의 수요는 어땠을까. 전 연령대를 아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하는 입장에서 인문학 특화 강의가 부담스럽기도 했던 도서관 측은 ‘예상을 뛰어넘는 뜨거운 성원’이었다고 말했다.

‘토마스 만과 독일의 정체성’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1주 차 강의(김창준 독일어통번역학과 교수)에는 고등학생, 대학생뿐 아니라 50대~60대 연령층까지 참석했고, ‘베토벤의 생애와 음악’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2주 차 강의는(김진아 미네르바 교양대학 교수) 참석자들의 질의가 쏟아져 강의 후 강연자와 진행자가 귀가하지 못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밖에도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문학’이라는 3주 차(조문환 이탈리아통번역과 교수), ‘스페인 문학과 예술’이라는 4주 차(신정환 스페인통번역과 교수), ‘그리스 예술과 문화에 대한 이해’라는 5주 차(김혜진 그리스불가리아학과 교수), ‘동북아국제질서와 한국독립운동’이라는 6주 차(반병률 사학과 교수), ‘원효의 깨달음, 한마음과 자유 그리고 어울림’이라는 7주 차(김원명 철학과 교수), ‘괴테와 이탈리아’라는 8주차(이재원 독일어통번역학과 교수)강의가 뒤를 이었다.
본지가 직접 취재한 신정환 교수의 특강은 어렵거나 복잡한 역사 강의가 아닌 호기심을 이끌어낼 주제로 진행됐다. 반도국가라는 한국과 스페인의 공통점을 알아보면서 참석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또, 전세계에서 스페인어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나라 등을 알아보는 짧은 퀴즈를 통해 도서를 깜짝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인문학 특강>은 동백도서관에서 진행해왔던 지난 강의들에 비해 참석자의 연령층이 다양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강연의 경우 미취학아동이나 어린 자녀가 있는 20대~30대 엄마들이 주로 참석했다면, 이번엔 특정 연령층이 아닌 다양한 세대가 참여해 인문학 안에서 화합했다.
이동경 관장은 “크지 않은 도서관이다보니 특강을 준비할 때마다 예산이 부담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단발성이 아닌 8회의 호흡을 유지하는 특강을 꾸리기 부담스러웠던 것. 예산도 예산이지만 전문 강사진을 섭외하는 게 쉽지 않아 어려웠는데 예상치 못하게 뜨거운 반응을 본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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