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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아이들의 숨겨진 강점에 주목하다
조용한 아이들의 숨겨진 강점에 주목하다
  • 최유정 에디터
  • 승인 2018.0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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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콰이어트 파워』에 부쳐

최고의 강연, 내향형을 널리 알리다
2012년, 세계인의 지식 축제 TED 콘퍼런스 개막식의 대비를 장식한 한 강연이 청중으로 참석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에게 ‘최고의 강연’이라는 찬사를 받음과 동시에 최단 기간 최고 조회 수를 돌파하며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널리 퍼져야 할 아이디어를 대중에게 공유하자’는 목표로 15분가량의 짧고 인상적인 강연을 전파해 온 TED 강연 중에서도 눈에 띄게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강연자는 바로 수전 케인Susan Cain, 콰이어트 레볼루션의 공동 설립자다. (수전 케인의 TED 강연은 현재 조회수 1,800만을 넘기고 있다)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졸업 후 메릴린치, 제너럴 일레트릭 등 세계적인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변호사 및 협상 컨설턴트로 일했던 수전 케인은 <내향형의 힘The power of introverts>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올라 ‘활기차고 친화력이 강하며 사람들 앞에 나서기 좋아하는 외향형’인 사람들에 떠밀려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던 ‘내향형’에 대해 언급하며 내향형 성격 자체를 세상에 널리 알렸다.

 

제공 RHK
제공 RHK

융에서 시작된 내향형과 외향형
내향형과 외향형은 심리학자 칼 융이 성격을 구분할 때 처음 언급한 개념이다. 이후 수많은 연구자가 연구를 거듭하며 인간의 성격을 다양한 유형과 명칭으로 나누고 있지만, 수전 케인에 의하면 큰 범주에서 연구자들이 동의하는 지점들이 있다. 예컨대 내향적인 사람은 훨씬 적은 자극, 가까운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가로세로 낱말을 풀거나 독서를 할 때 ‘딱 맞는’ 자극으로 느낀다. 한편 외향적인 사람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가파른 슬로프에서 스키를 타고, 큰 음악을 즐기는 등의 강렬한 자극에 끌린다는 것.

또한 일 할 때도 외향형 사람은 맡은 바 임무를 재빨리 수행하는 경향을 보이고,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데 익숙하며, 돈과 지위 같은 보상을 차지하는 걸 좋아한다. 반대로 내향형인 사람은 좀 더 느리고 신중하게 일하는데, 한 번에 한 가지에만 집중하기 좋아하고 집중력이 대단히 좋은 한편, 부와 명예 같은 외부적 평가에는 별로 흔들리지 않는다.
본인 역시 내향형이기도 한 수전 케인은, 이 같은 관점을 오랜 시간 준비하고 정리해 책 『콰이어트 :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을 출간했다. 이 책은 출간 전부터 전 세계 출판사들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그 결과 그동안 자신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외향형 성격이 되고자 애써 온 내향형 독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전 세계 30개국에 출간, 아마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와 올해의 책,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바 있다. 그런 수전 케인이 햇수로 5년째 되던 해 오랜 시간 공들여 준비한 두 번째 책 『청소년을 위한 콰이어트 파워』를 출간했다. 우리나라에는 올해 1월, 번역・출간되었다.


왜 '청소년을 위한' 콰이어트 파워였을까
수전 케인은 내향형 사람들이 스스로를 이해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일조하고자 콰이어트 레볼루션이라는 단체를 설립해 수많은 조용한 사람을 만나 왔다. 성인을 대상으로 쓴 책 『콰이어트』를 읽고 학생들에게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개별적으로 물어 오는 선생님, 학부모, 학생들이 무척 많았다.

한편 그를 만나 자기 성격을 정확히 이해하게 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남긴 소감은 ‘나도 몰랐던 날 이제야 알게 됐다’는 것과 ‘어렸을 때 내 성격을 제대로만 알았어도 학교와 친구들 틈에서 그렇게 힘들어하지 않았을 텐데’였다. 수전 케인 역시도 청소년기에 내향형인 자신의 성격을 잘 이해하지 못해 ‘왜 나는 발표하는 게 힘들지?’ ‘왜 나는 다른 친구들처럼 모임이 불편할까?’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성격을 고쳐 보고자 애쓴 경험이 있기에 청소년을 위한 조언을 담은 책을 집필하기로 마음 먹었다.


내향형 어른보다 더 힘든 내향형 아이들
내향형은 시끄럽고 정신없는 주위 환경에만 있다 보면 쉽게 지쳐 쉴 공간이 필요하지만 청소년의 경우 학교에 있는 시간이 많고, 방과 후에도 학원에 가거나 특기 활동을 하며 단체 활동 위주로 하루가 채워진다. 학생들은 휴식이 필요한 순간에 숨을 시간도 공간도 많지 않다. 또한 또래 집단의 영향력이 큰 시기인 데다, 나와 타인의 ‘다름’에 대한 생각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라 주변에 휩쓸리는 경우가 많다. 내향형 청소년의 경우 목소리가 크고 또래 사이에서 인기 많고 활발한 외향형 친구들을 보며 ‘나는 왜 쟤처럼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할까?’ ‘왜 나만 발표가 이렇게 힘들지?’ 생각하며 자책의 덫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

수전 케인은 그런 청소년들을 향해 ‘그저 너는 내향형 성격일 뿐이며, 네가 잘하는 것을 더 잘하면 된단다’라고 응원을 건넨다. 이를 위해 심리학 등의 최신 연구와 함께, 아인슈타인, 간디, 빌 게이츠, 워런 버핏, 엠마 왓슨, 비욘세 등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사람들의 사례를 다뤘다. 그뿐 아니라 학생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소해 주고자 직접 학교와 가정을 찾아가 아이들과 선생님, 부모님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 친구들 틈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갈등, 내성적인 아이들의 예체능 활동, 가정에서 부딪힐 수 있는 일 등 다양한 사례를 다뤄 내향형인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어려운 순간마다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지 안내한다. 또한 내향형만이 갖고 있는 잠재력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안내해 ‘외향형처럼 굴지 않고도’ 자신만의 역량을 키우는 방법을 제안한다.

 

나를 이해하면 달라지는 것

 

북적대는 학생 식당에서는 주눅이 든 채 아이들 사이를 겨우겨우 헤
치고 다녔고 교실에서는 조용한 순간이 되어야만 마음이 놓였어요.
하교 종이 울릴 무렵에는 온몸에 진이 다 빠져 있었어요. 아무튼 첫
날을 무사히 마치는가 싶었으나, 집으로 오는 버스에서 어떤 애가
던진 껌에 맞아 데이비스의 머리는 끈적끈적 엉망이 되고 말았어요.
- 본문 중에서

 

책 속에 등장한 소년은 중학교 입학 첫날, 모두 원래 알던 사이인 듯 금세 친해져 왁자지껄 떠드는데 유독 자기 혼자만 불편하고 힘든 것처럼 느낀다. 심지어 하굣길에 머리에 껌까지 붙인 채 힘겨운 하루를 마감한다. 그렇게 소극적이고 조용하기만 하던 소년이 내향형인 자신의 성격을 이해하고 받아들인 뒤, 관찰력이 뛰어나고 목표에 집중하는 강점을 이용하여 학생회장에 나가기로 한다. 그리고는 활달해서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상대편 후보와 정정당당하게 겨뤄 학생회장에 당선되는 놀라운 성취를 이뤄낸다. 문제를 예리하게 분석할 수 있는 눈과 주의 깊은 관찰력,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잘 기울이는 내향형의 성격을 활용해 육상부 주장을 맡아 80명 팀원의 역량을 끌어올려 최고의 성과를 내고 하버드대학교에도 합격한 학생의 이야기를 통해 외향형이 유리하다고 오해하곤 하는 영역까지 접근해 볼 용기를 불어넣는다. 또한 단순히 용기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방법들을 안내한다. 예컨대 저자 자신이 하버드 로스쿨에서 활용했던 발표법 등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지혜를 소개하면서, 사람들앞에서 발표하는 걸 힘들어 해 좋은 성적에도 늘 ‘이달의 학생상’을 놓치곤 했던 학생이 자신에게 잘 맞는 발표 타이밍을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 다루는 등 당장 학교에서 활용해 볼 방법들도 많다.

 

자신의 모습을 긍정하는 것부터
창의력, 집중력, 사고력, 실행력, 끈기 등 강력하고 좋은 역량을 지니고 있음에도 단지 조용하다는 이유로 속상해하고 손해 보고 있는 내향형 학생들에게 ‘꼭 목소리가 크고 앞에 나서야만 뛰어난 건 아니야. 내향형만의 위대한 점을 깨닫고 잠재력을 발휘하면 돼!’ 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청소년들이 자신의 모습 자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게 이 책의 주요 메시지다. 카이스트KAIST 정재승 교수는 추천의 글을 통해 이 책을 “특히 청소년기, 침묵하는 자아를 성찰하게 만드는 책이다”라고 평했다. 수줍고 조용한 내향형 아이들이 학교에서, 친구 사이에서, 가족 안에서, 아니 모든 순간에 스스로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는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성향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잠재력을 계발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겨날 것이다. 내용을 크게 학교, 교우관계, 특별활동, 가정으로 구분하여 학생들이 주로 활동하는 곳에서 느낄 수 있는 어려움과 해결책을 담았기에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어떤 장소나 상황에서든 어려운 점은 현명하게 넘기고 강점은 100%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부모와 선생님에게도 이해의 문을 열다
나아가 내향형 아이들을 지도해야 하는 부모와 선생님들을 위한 가이드까지 수록하여 아이들이 학교와 가정에서 어른들의 이해를 받고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언을 더 했다.
내향형 아이들의 특징을 이해한 뒤 수업이나 교실 환경 변화를 시작한 선생님들의 사례를 소개해 아이들에게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안내한다. 이 책을 읽는 선생님들에게는 반에서 조용하고 눈에 띄지 않아 ‘도대체 어떤 아이인지 잘 모르겠는’ 내향형 아이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입체적으로 평가할 발판이 될 것이다.

부모들에게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아이를 지지해 주어야 하는지 대화나 행동적인 조언뿐만 아니라 내향적인 아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외향형 부모를 위한 주의사항, 내향형 아이를 너무도 잘 이해해 과하게 감정을 이입시킬 우려가 있는 내향형 부모를 위한 조언을 수록하여 아이가 심리적으로 의지해야 할 가정이 될 수 있게 돕는다. 책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에서 절반은 내향형이라고 한다. 한 반에 30%~50% 학생이 내향형이라는 의미다. 이 조용한 아이들이 내향형인 자신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외향형처럼 행동하고자 애쓰고 힘들어하기 보다 자신의 강점을 키우는 데 집중할 수 있기를 더욱 바란다. 분명 내향형인 자신을 이해하기 전보다 행복하고, 자신을 스스로 더 단단히 지킬 수 있게 될 테니까.

 

 

 

 

 

『청소년을 위한 콰이어트 파워』
수전 케인 외 지음 | 정미나 옮김 | RHK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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