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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담은 알찬 씨앗, 씨드북
꿈을 담은 알찬 씨앗, 씨드북
  • 이나연 에디터
  • 승인 2017.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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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제공 씨드북

 

[8월호] 아주 작은 씨앗을 땅에 심으면 머지않아 푸릇한 새싹이 돋아난다. 시간이 흘러 새싹은 비바람을 거뜬하게 막아 줄 나무가 되고, 그 나무들이 모여 어느새 울창한 숲을 이룬다. 탐스러운 지적 열매를 맺기 위해 오늘도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꿈을 심는 출판사가 있다. 무더위를 피할 나무 그늘이 절실했던 여름날, 씨드북 사람들을 만났다.

 

‘씨드북’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장미연 편집장_ 거대한 숲도 처음에는 아주 작은 씨앗에서 출발하듯이, 출판계에서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담은 씨앗이 되고자 씨드북이라고 지었습니다. 편집부, 디자인부, 마케팅부로 나눠져 있고요. 책을 만드는 모든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공유하는 분위기입니다.

주영상 마케터_ 2013년 12월 첫 책을 출간한 이후 지금까지 124종의 책을 출간했습니다. 연간 4~50종을 출간하고 있어요. 많게는 한 달에 대여섯 권의 신간이 나오기도 합니다.

 

각자 담당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박규리 디자이너_ 저는 책의 표지와 본문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어요. 해외 작품의 경우 판권을 사서 데이터를 받아 편집부에 넘깁니다. 신간이 나오면 마케팅 업무도 돕고 있어요.

장미연 편집장_ 저는 원고 교정·교열과 편집을 담당합니다. 책 제목과 표지에 실릴 글을 뽑고 보도자료도 쓰고 있습니다. 이 작업은 편집부와 대표님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주영상 마케터_ 저는 씨드북의 모든 책에 대한 마케팅과 영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온·오프라인 채널을 가리지 않고 독자들과 소통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

 

아동·청소년 전문 출판사로서 추구하는 출판 이념은 무엇인가요?

장미연 편집장_ 씨드북의 출판 이념은 ‘함께 건강해지는 세상’을 만드는데 디딤돌이 되는 책을 만드는 것입니다. 건강한 아이들을 비롯해 아프고 다친 아이들도 모두 행복하게 어울려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꾸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씨드북 작품에는 장애나 학대의 아픔을 가진 주인공이 많이 등장해요. 결핍, 소외 같은 확실한 주제를 가지고 있죠. 어느새 우리 작품이라면 믿고 보는 독자층이 형성되었어요.

 

씨드북에서 한 권의 작품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각 부서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장미연 편집장_ 한 달에 두 번 기획회의를 합니다. 편집부에서 원고 작업을 할 때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도록 최대한 입말에 가깝게 교정하고 있어요. 특히 제목의 경우 편집자 뿐 아니라 저자·역자와 대표님까지 모두 신경 쓰고 있는 부분입니다.

박규리 디자이너_ 그림책이다 보니 일단 디자인이 예뻐야 합니다. 유행을 따르지 않고 그림과 글이 잘 어우러지게 배치를 해야 해요. 우리 씨드북의 색깔과 개성을 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독자들이 표지를 보고 씨드북 느낌이 나는 책이라고 하는데, 그런 말을 들을 때 디자이너로서 기분이 좋아요. 디자인을 비롯해 전체적인 레이아웃도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바코드 배치 하나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주영상 마케터_ 신간이 나오면 홍보 콘텐츠를 제작해 SNS 채널에 업로드합니다. 씨드북 작품이 태그 된 글을 찾아가서 댓글을 달기도 하고, 독자 한 분 한 분과 친밀하게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또, 모형 나무나 소품 등을 활용한 이벤트를 오프라인 채널에서 진행하기도 합니다.

 

씨드북 똑똑박사 시리즈

 

그동안 많은 해외·국내 저자와 작업을 했는데요. 저자들과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었나요?

장미연 편집장_ 신인의 경우 씨드북과 결이 맞는 작품을 쓰는 작가들을 발굴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투고된 원고로 책을 많이 만들었고, 지금은 그렇게 인연을 맺은 작가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습니다. 작가가 새로운 원고를 보내기도 하고, 우리가 작가에게 원하는 콘셉트의 원고를 부탁 하기도 해요. 작가들과 맺은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함께 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대표 작품으로 『씨드북 똑똑박사』 시리즈를 꼽을 수 있는데요. 이 시리즈를 구성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장미연 편집장_ 처음에는 아이들의 학습과는 무관하게 순수한 호기심에서 시작한 기획이었습니다. ‘과학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시절에는 사람들이 자연현상을 신화로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했어요. 『천둥새의 날갯짓이 바람이라고?』에는 바람이 부는 이유가 하늘에 사는 천둥새의 날갯짓 때문이라고 믿는 미국 인디언들이 등장해요. 신화적 상상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과학적 설명을 뒷받침하는 구성입니다. 아이들이 흥미롭고 쉽게 과학 지식을 접할 수 있다는 게 『씨드북 똑똑박사』 시리즈의 장점입니다.

 

여러분의 기억에 남는 작품이나 사연이 깃든 작업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박규리 디자이너_ 저는 『산딸기 크림 봉봉』을 꼽고 싶어요. 힘든 기억이 있어서. (웃음) 작업은 재미있게 했는데요. 출간 후 초판 이벤트로 독자들에게 산딸기 씨앗을 증정했어요. 직접 씨앗을 사서 조그만 종이봉투에 열 개씩 담아서 일일이 포장해 창고로 보냈죠. 힘들었지만 『산딸기 크림 봉봉』이 잘 팔리고 있는 작품이라 뿌듯합니다.

장미연 편집장_ 『아들 용이 사랑에 빠졌어요』가 기억에 남네요. 이 책은 『아빠 용 아들 용』 의 후속작인데요. 아들 용이 한 소녀와 사랑에 빠집니다. 용들은 사랑에 빠지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불덩이가 꾸르르 끓어올라 사랑의 불꽃을 뿜어내거든요. 어느 날 소녀의 뽀뽀를 받고 나서 코끝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오니까 용이 놀라서 스스로 도망을 쳤어요. 그걸 알게 된 아빠 용은 ‘뭐가 문제냐, 너의 사랑을 당당하게 고백해라!’라고 말해요. 이 작품이 주는 메시지는,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서 상대에게 진실 된 사랑을 보여주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우선 나 자신을 사랑해야 상대를 사랑할 수 있잖아요. 결국 소녀를 홀라당 태우지 않고도 사랑을 고백하는 방법을 찾게 된 아들 용과 소녀는 행복하게 살게 됩니다. 저는 이 책이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사랑하는 걸 다들 잊고 사는 것 같아요.

 

독자들에게 더 소개하고 싶거나, 잘 알려지지 않아 아쉬운 작품이 있다면요?

주영상 마케터_ 『아무래도 멋쟁이』 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작품 속 남자아이들은 다 슈퍼맨이 되고 싶어 하고, 여자아이들은 공주를 꿈꿔요. 키 작은 사람들은 키 크고 싶어 하며 서로를 부러워해요. 그런데 그 아이들의 외모가 굉장히 괴상한 거죠. 그러다가 다 늘어난 옷에 긴 수염을 가진 삼촌이 등장해서 ‘다 괜찮아! 아무래도 괜찮아!’ 하고 다독입니다. 외모지상주의라는 주제를 참신하게 풀어냈어요. 그림이 아주 인상 깊은 작품입니다.

장미연 편집장_ 저는 『못된 녀석』이요. 콜라주 기법으로 그림을 그려서 굉장히 새롭게 다가오는 책이에요. 베네수엘라 유소년 교향악단을 창립한 ‘호세 안토니오’의 이야기인데요. 뒷골목에서 폭력을 일삼던 아이들을 데려다가 악기를 가르치고 오케스트라를 만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인데, 생각보다 많은 독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아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왼쪽부터 장미연 편집장, 주영상 마케터, 박규리 디자이너

 

최근 출간한 『거리소년의 신발』을 비롯해 씨드북의 청소년문학이 성장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어떤 부분에 주력하고 있나요?

장미연 편집장_ 초등학생 때까지는 부모와 교사가 적극적으로 독서를 장려하기도 하고 읽을거리가 풍부해요. 그러다가 중학생이 되면 오로지 입시를 위해서 시험에 출제되는 작품을 보게 되죠. 하지만 어떤 세대든지 자신들을 대변하는 문학이 있어야 해요. 어린이에게 아동문학이 있는 것처럼 청소년에게도 자신들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는 청소년문학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씨드북의 청소년 소설은 주제가 주제이다 보니 어두운 면이 많이 부각되는 편이에요. 하지만 무겁고 어두운 주제라고 하더라도 편안하게 풀어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표님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기도 해요.

주영상 마케터_ 청소년은 적극적으로 책을 찾아서 읽기보다는 명성이 있거나 어디에 선정된 도서여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10대는 어느 연령층보다 인터넷을 잘 하는 세대잖아요. 온라인 서점도 둘러보고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인데, 능동적이지 않은 편이에요. 아직 한국에서 청소년문학 분야가 확실히 정립되지 않은 영향도 큽니다. 같은 책이라도 어느 서점에는 청소년소설 서가에 꽂혀있고, 어떤 서점에는 외국소설 서가에 꽂혀 있어요. 사람들에게도 ‘이건 청소년문학이다’ 하는 인식이 없는 것 같아요. 씨드북의 청소년문학 출간은 이 부분의 가치를 정립하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올해 11월이면 개정 도서정가제가 만료되는데요. 출판계 종사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장미연 편집장_ 정가제 시행 초기에는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지금은 안정기에 접어든 것 같습니다. 회사의 입장과는 무관한 제 의견인데, 도서정가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글 쓰고 그림 그리는 작가들이 책 한 권을 만드는데 굉장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데, 그 작품이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 힘들어요. 베스트셀러는 책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사회적 흐름과 맞아떨어지거나 운이 좋아야 하는 부분이 큰데, 모든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수 없으니까요. 창작자에게 최소한의 수입을 보장해줘야 양질의 콘텐츠가 생산되고 독자들의 구매율도 늘겠죠. 수요가 늘다 보면 가격을 올리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시장의 선순환이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주영상 마케터_ 예전에는 판매가 부진한 책들의 재고를 줄이기 위해 할인하는 방법이 있었는데, 그것이 사라져서 재고 관리를 하는 입장에서 곤란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출판계에 들어오기 전에는 출판인들이 정가제에 대해 통일된 주장을 가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어린이출판협회 정기모임에 나가보니 의외로 다양한 주장이 있더라고요. 한 가지 확실한 건 현 제도에서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거예요. 근본적으로 정가제의 목적이었던 지역 서점이나 영세 출판사의 성장이 더디잖아요. 크게 좋아지는 부분도 없고. 취지를 살리려면 일정 부분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씨드북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소중한 씨앗이 되어 싹텄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출판계에서 어떤 열매를 맺길 원하나요?

주영상 마케터_ 저는 아이들이 희망이라고 생각해요. 세상에는 변화하기 힘든 것들이 있잖아요. 기성세대의 사상을 바꾸기도 쉽지 않고요. 아이들은 이제 배워가는 중이고 때가 덜 묻었기 때문에, 이 아이들을 통해서 세상을 빨리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어린이가 읽는 책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씨드북을 소개할 때, ‘아이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심는 출판사 씨드북’이라고 말합니다. 늘 이 의미를 새기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장미연 편집장_ 씨드북은 ‘다 같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그런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소외된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물론 다소 무거운 주제일 수 있지만 진솔하게, 편안하게 풀어내고 싶습니다.

박규리 디자이너_ 그리고 무겁고 어두운 작품뿐 아니라 다양한 작품들이 많이 있으니까 앞으로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독자들이 ‘아, 이건 씨드북 책인데?’ 하며 책을 펼칠 수 있도록 씨드북의 개성을 살리는 디자인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위해, 희망을 심는 씨드북 작품들

씨드북의 작품에는 소외, 결핍, 장애의 아픔을 가진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주변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외면당하기 일쑤지만, 결국 희망을 찾아 극복한다. 그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함께 희망으로 한 걸음 나아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씨드북의 색깔이 묻어 있는 번역 작품 두 권을 만나보자.

 


『달려라 왼발 자전거』
로리 앤 톰슨 글 | 션 퀄스 그림 | 길상효 옮김 | 씨드북 | 2016년 8월
 

 

불구란 불가능을 뜻하지 않는다

가나에서 태어난 임마누엘은 한 쪽 다리가 없는 장애아다. 이웃들에게 사람 구실을 못할 거라며 손가락질 받았고, 아들을 지켜보던 아빠는 집을 나간다. 운명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럭무럭 성장하는 임마누엘에게 엄마는 무엇이든 스스로 해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쪽 발을 콩콩거리며 어렵게 학교에 가도 친구들에게 외면당한다. 자신의 꿈을 펼칠 때까지 무수히 무너졌지만 임마누엘은 지치지 않고 다시 일어섰다. 장애인 선수 재단에 편지를 보내 자전거를 받고, 한 쪽 다리를 절뚝거리며 세계 일주를 시작한다. 그 여정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 임마누엘은 그들이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기를 바랐다. 그와 함께 달리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고, 웃음거리였던 장애아는 가나의 영웅이 된다. 포기하지 않는 것, 스스로 해내는 것, 이것이 엄마가 임마누엘에게 가르쳐 준 답이다. 오늘도 임마누엘은 꿈을 향해 달린다.

 


『똥산아, 내게 보물을 줘』
앙드레 풀랭 글 | 이자벨 말랑팡 그림 | 이정주 옮김 | 씨드북 | 2016년 10월
 

 

“나도 글을 읽고 싶어.”

“뭐 하러? 글을 읽는다고 배가 부르지는 않아!”

흔히 아동 그림책은 밝은 색채로 가득할 것이라 생각한다. 만약 그렇게 짐작했다면, 표지와 함께 책장을 열자마자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진한 연필 스케치가 바탕인 작품 속 주인공은 전부 어둡고 침울한 표정이다. 소피아와 파블로는 빈민굴에 사는 남매다. 그들은 식량과 바꿀 보물을 구하기 위해 ‘보물 산’에 오른다. 산에 황금이나 귀한 물건들이 가득하냐고? 아니다. 그곳은 악취로 가득한 쓰레기 산이다. 쓰레기를 가득 실은 트럭이 와서 쏟아내면, 사람들이 전부 달려들어 쓰레기를 뒤진다. 그 틈에서 쓸 만한 신발이나 통조림 캔, 유리 조각, 플라스틱, 종잇조각, 등을 주워 담는다. 그것이 이 아이들에게 ‘보물찾기’인 셈이다. 이것을 팔아야 하루 식량과 바꿀 수 있으니까. 쓰레기더미를 뒤지며 파블로가 외친다. “야, 이 똥산아! 내게 보물을 줘!” 당장 돌아가 먹을 식량이 절실한 아이들은 쓰레기더미에서 반짝거리는 금팔찌를 발견하지만, 산을 어슬렁거리며 약탈하는 깡패와 마주친다. 이제 아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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