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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호] 미스터 버티고, 엣눈북스
[6월호] 미스터 버티고, 엣눈북스
  • 최지원 기자
  • 승인 2018.0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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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지기가 좋아하는 폴 오스터의 소설 『공중 곡예사』의 원제를 따라 이름 지은 미스터 버티고는 다양한 나라의 문학책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정오의 따뜻한 기운을 담아 성인을 위한 그림책을 만드는 출판사 엣눈북스도 우리를 따뜻하게 위로하는 그림책을
한 권씩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책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주고 있는 두 사람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
어보기로 했다. 동네 책방과 1인 출판사를 응원하는 연중기획 다섯 번째는 미스터 버티고와 엣눈북스의 이야기다.

 

문학에 깊이 빠진 서점 : 현훈

문학전문서점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온라인 서점에서 오랫동안 근무를 했었어요. 회사 생활이 점차
재미가 없어지기 시작하던 때에 독립출판을 하게 되었고, 그
이후에 큰돈을 벌진 못하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해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소설과 커피, 생맥주를 판매하는 서점을 시작했습
니다.

올해 4월, 일산의 단독 상가에서 쇼핑몰 벨라시티로 이전을 했
다. 서점의 위치나 분위기가 달라진 만큼, 여러 변화가 생겼을
것 같은데

먼저 고객층의 변화에 관해 이야기해야겠군요. 주택가 안쪽에
서 서점을 운영하던 당시에는 접근성이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우리 서점에서 큐레이션 한 책을 좋아하는 단골들이 대부분이
었죠. 지금은 대형 쇼핑몰 내에 자리 잡고 있어서인지 처음 방
문하는 고객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덕분에 예전엔 거의 판매되
지 않았던 아동 서적이나 베스트셀러가 많이 판매되고 있습니
다. 서점의 분위기도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는데요. 지금 서점
은 좀 개방된 분위기라서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좋아했던
단골손님들의 방문은 좀 줄어들었습니다. 아쉬운 부분이죠.

국내 소설뿐 아니라, 체코, 터키, 그리스, 러시아 등 다양한 나
라의 번역소설이 구비되어 있다

국내 소설이나 해외의 번역 소설들은 가능한 한 모두 갖춰 놓
으려고 합니다. 예전에 ‘스타크래프트’란 게임에 관련된 소설
을 진열했다가 오랫동안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아 빼놓은 적이
있는데요. 이처럼 인터넷으로 조사를 해서 우선 모두 구비해놓
고, 이후에 판매 상황이 좋지 않은 책은 빼고 있습니다. 최근에
는 이전으로 인해 서점의 규모가 확장되어 철학이나 인문, 분
야별 필독서와 같은 책들도 함께 진열하고 있습니다.

몇몇 책들은 추천사가 적힌 띠지가 표지에 둘려 있다. 띠지를
제작하게 된 계기는

서점을 운영하면서 종종 좋은 책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을 받는
데요. 그분들에게 간명하게 책을 추천해줄 수 있는 방식에 대
해 고민하다가 띠지를 만든 거죠. 평상시에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을 대상으로 추천사를 쓰는데, 추천사를 쓸 때는 멋진 문
장보다는 편안하게 소감을 이야기하듯이 쓰려고 노력합니다.

‘이달의 출판사’ 서가가 매우 인상적이다
‘이달의 출판사’ 서가는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출판사의 책들을
전시하는 서가입니다. 뚜렷한 개성을 가진 출판사의 경우, 한
권만 진열할 때보다는 해당 출판사의 모든 책이 함께 모여 있
을 때 시너지를 내더군요. 서점을 찾아오시는 분들도 한 출판사
의 책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을 때 더 시선을 많이 주시는 것 같
고요. 지금 ‘이달의 출판사’ 서가에 진열된 ‘열화당’과 ‘엣눈북스’도 개
성이 뚜렷한 출판사입니다. ‘열화당’에서 출간된 대부분의 책은
전체적으로 우아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고, ‘엣눈북스’의 책 또한
함께 모여 있을 때 더욱더 빛을 발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지요.

서점을 이전하기 전부터 지금까지 낭독회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

이전에 은희경 작가님이 서점에서 낭독회를 해보고 싶다고 직
접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는데, 그걸 계기로 낭독회를 시작하
게 되어 지금까지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작가와 함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북 토크나 강연회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에요. 특히 강연회의 경우, 참석하시는 독
자들이 책을 미리 읽고 가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낄 거 같았거
든요. 반면 작가가 직접 작품을 읽어주는 낭독회는 독자가 별
다른 준비 없이 참석해도 무리가 없죠. 또한 작품 전체를 그 자
리에서 들어보는 시간도 알차고 의미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밖에 서점에서 새롭게 진행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5월 한 달간 『제9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의 작가들과 함께
낭독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신인 작가들의
낭독회를 꾸준히 진행해보고 싶습니다. 예전에 은희경 작가님
께서 낭독회를 하고 난 이후로 작품 활동에 대한 자극을 얻었
다는 이야기를 하셨었는데, 신인 작가들에게도 낭독회가 더 좋
은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문학 작가들을 대상으로 낭독회를 진행해왔지만,
앞으로는 장르 구분 없이 범위를 넓혀나가고 싶습니다. 작가
지망생과 함께 낭독회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떤 서점으로 만들고 싶은지
일단 오랫동안 살아남는 것이 목표입니다. 쇼핑몰 내부에 서점
이 들어가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정체성이 많이 흔들리는 것 같
아 걱정되기는 하지만, 단골 고객이 예전처럼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아늑한 서점이 되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위치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강송로 33
운영시간 매일 11:00 ~ 22:00, 화요일 휴무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을 만드는 엣눈북스 출판사 정미진 대표

영화와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다가 어떤 계기로
출판사를 운영하게 되었는지

영상 작가로 일하던 당시엔, 정해진 시스템 안에서 일을 하다
보니 내가 가지고 있는 색깔을 온전히 표현해내는 것이 어렵고
힘들었어요. 더 자유로운 작업을 시도하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
고 어떤 매체가 좋을지 고민하다가 평소에 애정을 품고 있던
그림책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죠.

그림책을 출간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한데
이미 완성된 글이 있는 경우, 글에 어울리는 그림 작가를 섭외
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요. 반대로 먼저 좋은 그림을 발견한 경우
에는 그림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고요. 이전에는 포트
폴리오 관련 사이트를 보거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작가를 찾곤
했지만, 최근에는 아트북 페어와 SNS를 통해 새로운 작가를 만
나고 있어요. 작가가 섭외되면, 작가와 함께 오랜 시간 동안 대
화를 나누면서 그림책의 콘셉트를 정하고, 콘티에 관련된 사항
을 결정해요. 콘티가 확정된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그림 작
업의 경우엔, 최대한 작가의 자율성에 맡겨 두는 편이고요.

손녀와 할머니와의 대화를 그린 『땋은 머리』, 반려동물 휴게소
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휴게소』 등 일상적이면서도 특별한 이
야기를 통해 위안을 주는 그림책을 출간해오고 있다. 이야기를
기획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은

엣눈북스의 책은 대부분 ‘죽음’과 ‘이별’을 다루고 있어요. 글을
쓰던 당시에 이별을 겪으며 많이 고민했던 주제라서 자연스럽
게 드러나는 것 같아요. 그림책의 소재나 이야기를 기획할 때,
경험을 드러내는 경우엔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
는 편이에요. 내가 고민하던 것들이 타인에게도 고민거리가 될
만한 문제인지, 혹은 지나치게 자기 연민에 빠져 있는 이야기
는 아닌지 고민하고 판단하는 과정을 거치죠.

독립영화 배우의 사진집 『Switch』를 출간했는데
당시에 소위 ‘미소녀’ 콘셉트의 사진집이 유행처럼 많이 등장하
고 있었어요. 그걸 보면서 단순히 여성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사진집이 아니라 ‘다른 시선’을 가진 사진집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피사체인 여성이 직접 원하는 이미지를 연출하거
나 인간으로서의 여러 고민을 담아낸 사진집을 만들어보고 싶
었죠. 이미지를 연출하는 능력이 뛰어나면서도, 직업관이나 인
생관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지점을 많이 가지고 있는 직업
을 찾던 중에 독립영화 배우들과 함께 작업하게 되었어요.

규모가 작아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2인 체제로 출판사를 운영하다 보니 굉장히 바빠요.
반대로 외부의 간섭 없이 엣눈북스의 색깔을 지키면서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그 장점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
문에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체제를 유지할 생각이에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6월 중순에 새로운 그림책이 나와요. 또 가을에 출간할 에세이
작업도 진행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엣눈북스의 그림책을 좋아
하는 독자들을 위해 그림책 라인을 계속해서 탄탄히 만들어갈
생각이에요. 창작품 비율도 점점 높이고, 그림책 이외에도 우
리와 잘 맞는 장르를 찾아 계속 도전해보고 싶어요.

 

『땋은 머리』
정미진 글 | 배현정 그림 | 2017년 10월
『Switch』
오선혜 사진 | 김예은 외 모델 | 2017년 4월
『있잖아, 누구씨』
정미진 글 | 배현정 그림 | 2014년 2월
『잘 자, 코코』
정미진 글 | 안녕달 그림 | 2014년 12월
『휴게소』
정미진 글 | 구자선 그림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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