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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그리고 만들다, 윤희철 교수 『그림 그리는 건축가의 서울 산책』
보고 그리고 만들다, 윤희철 교수 『그림 그리는 건축가의 서울 산책』
  • 임기선
  • 승인 2018.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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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의 손으로 재탄생 된 서울

대진대학교 휴먼건축공학부에 재직 중인 윤희철 교수는 그림 그리는 건축가로 더 유명하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좋아해 자연스럽게 건축학과로 진학했고, 건축 공부에 도움을 받고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미대 강의를 듣던 중, 건물을 그려보라는 권유에 유럽의 유명 건축물과 서울의 명소를 그리기 시작했다. 건축 공부의 도움을 받고자 시작한 일이 지금은 또 다른 인생을 준비하는 소중한 예술 작업이 되었다.

글·사진 임기선 | 자료제공 이종

 

언제부터 그림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그림 그리기가 건축학 공부에 어떤 도움이 됐는지 궁금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을 좋아했고 관심이 있었다. 미술에 관심이 많아 디자인은 물론 미적 감각도 필요한 건축학과에 진학하게 됐다. 내가 건축학과에 다닐 때는 손으로 작업을 하는 일이 많았다. 도움을 받고 싶어 미대 강의를 들었는데 교수님이 건축학과니까 건물을 그려보라는 권유를 하셨다. 그때부터 건물을 그리기 시작해 방학 때는 미술학원에 다닐 정도로 열심히 했다. 선을 뽑는 훈련부터 크로키, 펜 드로잉까지 기초 훈련을 받아 도면을 보면 투시도를 그릴 수 있을 정도로 매진했다. 그림을 통해 건축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책에는 고궁부터 대학 캠퍼스까지 다양한 장소가 등장하는데 어떤 방식으로 그림을 그리나

현장에서 드로잉을 하고 완성까지 하는 건 시간상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인터넷에 있는 사진을 참고하기도 하지만 현장감이 중요해 일단 직접 찾아간다. 건물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위치에서 사진을 찍은 뒤 나중에 사진을 보면서 작업한다. 종이는 브리스톨지나 수채화 용지(50×30)를 사용하고 0.7 샤프로 밑그림을 그린 뒤 독일제 펜으로 마무리한다. 이후 120색 수채색 연필로 채색을 하는데 지금은 수채화 물감을 혼합해서 사용하고 있다. 따로 작업실을 갖기보다는 그림을 펼치는 곳이 아틀리에가 되도록 틈틈이 작업한다.

건축가가 바라본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소중한 문화재인 다섯 고궁을 비롯해 북촌과 남산, 익선동의 고풍스런 한옥들,

다양한 개성을 가진 대학 캠퍼스가 드로잉으로 다시 태어난다

 

북촌 한옥마을은 여러 장의 사진을 붙여서 그림을 그렸다

사진과 달리 그림은 창작자의 개성에 따라 얼마든지 창작할 수 있지 않나. 펜 드로잉 역시 마찬가지다. 사진을 보고 그려도 완성된 그림과 사진을 비교하면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오기도 한다. 북촌 한옥마을은 골목의 원근감을 살리고 와이드 뷰로 넓게 보여주고 싶어 사진을 여러 개 붙여 그림을 완성했다. 미적 완성도를 위해 첨삭했다고 보면 된다. 원본 그대로의 자연, 그것을 찍은 사진, 사진을 그림으로 옮기는 작업 모두 다르게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림 한 장에 보통 열흘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가장 애착이 가는 그림은 무엇인가

인제의 자작나무 숲을 그린 그림이 있는데 2m 정도의 크기로 한 달 정도 그렸다. B4 크기로 시작해 어느새 점점 커져갔다. 나는 아직 완성형의 작가는 아니다. 여전히 훈련 중이고 계속 발전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성악가로도 활동하고 있고 음대 학위도 갖고 있다. 석사 논문이었던 <건축과 음악의 상관성에 관한 연구>처럼 건축에 음악적인 요소를 담고 싶다고 했는데 어떤 내용인가

사실 여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려면 1시간이 넘는다. 학부 때 음대 수업을 청강하면서 건축과 음악이 관련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과거 음악은 대부분 종교음악이었고 음악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곧 건축의 공간이었다. 고대 로마 시대부터 건축가들은 음악에 조예가 깊었다. 소리에서 들리는 아름다움은 결국 비례의 아름다움인데 이것은 곧 건축의 공학, 수학, 미학과도 관련이 깊다.

불협화음은 전혀 다른 음이 아니라 비슷하지만 음이 미세하게 다른 음들이 같은 소리를 낼 경우를 말한다. 이런 불협화음이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 음과 음 사이 관계에는 비례가 존재하는데 3:2, 5:3 황금 비례다. 건축에서 말하는 수학적 법칙과 일맥상통한다. 건축물의 비례와 음악 화성의 비례는 건축의 조형미와 관련이 깊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 것인가

작년 8월부터 경기도 포천을 중심으로 북부를 돌아본 뒤 현재는 김포를 시작해 남부의 명소들을 그리고 있다. 경기도에만 31개 시·군이 있어서 시간이 좀 걸리는 작업이다. 시·군마다 적게는 3개, 많게는 6개의 명소를 소개할 예정이다. 잘 모르는 숨은 명소들을 소개하고 싶다. 또 10월 31일까지 경기도 양주 기산저수지의 안성철미술관에서 음풍농월을 다시 묻다라는 주제로 초대전도 연다. 양주시립 교향악단 및 합창단의 도움으로 오픈 음악회도 열 계획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음악과 미술, 건축의 융합을 시도해보고 싶다.

윤희철 교수가 그린 경복궁
윤희철 교수가 그린 명동성당

 

『그림 그리는 건축가의 서울 산책』이종 | 윤희철 지음 | 2017년 12월
『그림 그리는 건축가의 서울 산책』
이종 | 윤희철 지음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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