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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을 위한 착한 도서관 구산동도서관마을
시민들을 위한 착한 도서관 구산동도서관마을
  • 황미례
  • 승인 2018.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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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에는 겉모양부터 기이한 건물이 있다. 통상적인 사각형이 아니라 들쑥날쑥한 다각형이며 벽돌(노랑, 흰색), 화강암(잿빛) 외벽이 불규칙하게 이어져있는, 마치 팔자지붕 금속피 건물이 박힌 듯이 붙어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벽돌 건물 2채, 화강암 건물 1채와 재래식 기와집 1채로 된 마을을 그대로 골목길과 함께 콘크리트 커튼월 방식으로 품고, 여기에 아연판 마감을 덧대어 지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탄생한 도서관을 우리는 구산동도서관마을이라 부른다.

 

 

구산동도서관마을

도서관마을이라는 독특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민들의 힘을 모아서 지은 도서관이다. 구산동도서관마을의 시작은 2006년 구산동 주민들의 서명운동이었다. 마을 주민들이 작은 도서관을 이용하던 중 구산동에도 좋은 도서관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서명운동을 진행했고, 열흘 동안 2,000여 명이 참여했다. 구청이 부지를 매입하고 서울시가 주민참여 예산 35억을 지원하는 등 민관협치를 통해 지어진 특별한 도서관마을이다.

서울시 건축상 대상 수상한 주민들의 마음을 담은 도서관

은평구 구산동, 주택가 한가운데 위치한 구산동도서관마을을 이년 만에 다시 찾았다. 구산동도서관마을은 다세대 주택 여러 채를 개조하여 만든 도서관으로 주변 건물들과 높이가 비슷해 하나의 주택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처음 시작부터 운영까지 주민들의 힘을 모아 꾸려나가는 구산동도서관마을은 오래된 주택들의 기본 골격을 그대로 유지해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이 옛 추억을 상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지난 2016년 서울시 건축상 대상을 받기도 했다.

 

지역 주민을 위한 도서관

구산동도서관마을은 지역 주민들의 정보요구에 마을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도서관을 모토로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에는 다양한 특성화 자료실이 운영되고 있는데, 그 중 마을 자료실이 눈에 띈다.

마을 자료실은 다른 도서관처럼 지역의 행정 자료를 수집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마을의 역사나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보존해 알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서관 밖에서도 은평구의 역사문화 자료에 대한 콘텐츠를 제작해 자유학기제를 이용한 강의를 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한 특성화 자료실도 있다. 구산동 도서관마을은 최초로 청소년 자료실을 연 도서관이다. 또한 여러 층에 걸쳐 청소년을 위한 만화자료실, 독립출판물만을 별도로 수집해 진열한 독립출판물 코너도 있다. 그리고 지난 7월에는 2018 네트워크 시민대학 공모사업에 선정돼 시민들에게 일상 속의 철학을 전파하게 됐다. 2018 네트워크 시민대학 운영 사업은 서울자유시민대학이 민간 기관 및 단체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서울자유시민대학의 네트워크 학습장을 확장하고자 추진하는 사업이다. 공모 주제는 서울에는 ○○시민이 산다였으며 구산동도서관마을은 서울에는 일상에서 철학 하는 시민이 산다를 주제로 7월부터 11월까지 철학 강좌 및 토론 프로그램을 총 21회 진행한다. 구산동도서관마을 관계자는 다양한 분야의 철학 강의가 준비되어 있어 철학에 관심이 많은 시민이라면 많은 것을 배워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산동도서관마을의 특별한 공간

도서관마을에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골목의 반을 갈라 옛 건물 층고에 맞춰 통로 겸 서가용 공간을 만든 것이다. 기존 건물이 본래 주거용이고 오래된 것도 있어 책 무게를 못 견뎌 주저앉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연립 두 채를 관통해 제 2통로를 내어 방과 방을 연결했다. 바닥을 보면 이음 부분이 경사로, 또는 두어 개의 계단으로 되어 있는데 주 통로 양쪽으로 책꽂이가 즐비하고 제2 통로 양쪽 50여 개 방마다 사람들이 독서 삼매경이다. 특히 이곳은 자기만의 공간을 원하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특히 좋아하는데, 제 방에서 공부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신남희 관장은 용도에 따라 확 트인 여느 도서관의 사무형 공간과 달리 익숙한 층고에 아기자기한 공간들이 들어선 것은 서민이 거주하던 20평 안팎 연립주택 내부구조를 그대로 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눈과 입이 즐거워진다

도서관을 걷느라 배가 출출하다면 36년 전통의 떡볶이 전문점, 통나무집떡볶이쫄면을 들러 보자. 이곳은 방송에 한 번도 소개가 안 된 숨은 맛집으로, 은평구의 대표적인 분식집이다. 보통의 일반 분식집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메뉴는 오직 떡볶이와 쫄면뿐이다. 쫄면의 새콤달콤한 맛, 즉석떡볶이의 매콤한 맛이 2030 여자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즉석떡볶이와 쫄면을 함께 먹어도 4천 원만 내면 될 정도로 가격도 착하다. 대한민국 그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매력적인 곳이라는 후문.

배가 어느 정도 찼다면 이번엔 디저트 차례다. 구산역 근처에는 일본의 분위기와 감성을 그대로 담아낸 코코치 카페가 있다. 코코치는 일본어로 기분, 마음이라는 뜻인데 아름다운 카페 안으로 들어가면 따뜻함이 절로 느껴진다.

코코치 카페의 대표 음료는 코코넛 라떼. 코코넛 맛이 느껴지는 색다른 라떼를 즐길 수 있다. 모던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는 것도 좋다. 커피의 씁쓸한 맛을 잡아주는 아인슈페너와 함께 여유를 즐겨볼 것을 추천한다.

배도 부르고, 여유도 즐겼다면 이번엔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 가보자. 이곳은 2005년부터 은평뉴타운 개발로 발굴된 다양한 유물과 함께 은평의 전통적인 주거 공간이었던 한옥 관련 콘텐츠를 보존하고 전시하는 박물관이다. 한옥을 만드는 데 쓰이는 재료와 그 제작 과정이 세세히 소개되어 있으며 한옥과 관련된 다양한 전시도 관람할 수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희망 주는 곳 만들고파”
신남희 구산동도서관마을 관장

운영을 하는 데 중점을 두는 점은

도서 대출반납과 개인 공부방에 머물렀던 공공도서관의 역할이 놀라우리만큼 확장되었고, 시민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학교교육 이후, 시민들이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는 평생교육과 민주주의 시민교육 기관으로서 공공도서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도서관에서는 민주주의 시민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강좌를 개설하여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또한 단절된 개인들을 공공의 장으로 불러내기 위해 독서모임, 영화보기, 역사탐방, 함께 시 읽기 등 폭넓은 성격과 개성을 가진 동아리들이 30여 개 이상 활동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이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함께 도서관을 만들어나간다는 자세로 도서관의 각종 활동에 참여하도록 이끌어주는 청소년자료실도 우리 도서관만의 자랑이다. 좋은 책을 갖추고 쾌적한 독서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다. 2,550㎡의 규모이지만, 사서 22명, 행정직 7명으로 다른 도서관보다 직원이 많은 점도 자랑거리이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서와 행정직원들도 직책이나 맡은 일과 관계없이 누구든 존중받고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최근 남북관계를 보면서, 북한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통일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서관인들이 특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맥락에서 재미기자 진천규의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를 소개하고 싶다. 저자는 재미기자로 북한을 자주 드나들면서 누구도 허락받지 못한 평양 사람들의 내밀한 일상을 취재할 수 있었다. 평범한 북한 사람들의 생활과 생각을 사진 자료와 함께 편안하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도서관을 만들고 싶은지

자율성이 보장되는 공공도서관의 새로운 운영 모델을 만들어 보고 싶다. 사서와 직원들이 늘 공부하고 토론하며, 지역사회와 도서관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자기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사서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창의적인 도서관 서비스를 개발해 나가려고 노력 중이다. 향후에는 건축뿐 아니라 콘텐츠 부분에서도 지역 공공도서관의 모델을 제시하는 구산동도서관마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독특한 배경에서 태어난 구산동도서관마을이 공공도서관으로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다. 마을 주민들에게 삶의 활력과 이웃과의 소통, 새로운 배움의 공간으로 꼭 필요한 곳이 되는 것이 목표이다. 마을에서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곳이 되고 싶다.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타커스 | 진천규 지음 | 2018년 7월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
타커스 | 진천규 지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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