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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을 공감하는 작가로, 소설가·국제 문학 에이전트 바바라 지트워
‘공감’을 공감하는 작가로, 소설가·국제 문학 에이전트 바바라 지트워
  • 최유정 에디터
  • 승인 2017.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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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호]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한강 작가가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꼽히는 ‘맨부커상’을 수상했을 때 한 번씩 언급됐던 ‘외국인 에이전트’가 있다. 한강과 같은 여성이고 이미 그 전에 정유정, 편혜영 등 우리 여성작가들을 해외에 알리는데 힘썼다는 바바라 지트워다. 국제 문학 에이전트로 이름을 알린 그녀가 이번엔 작가의 이름으로 한국을 찾았다. 올 봄 우리나라에도 출간된 자신의 소설 『J. M. 배리 여성수영클럽』을 들고 한국 독자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한국과 한국의 작가들, 우리 문학에 매료돼 있다는 그녀를 만났는데. 우리도 그녀에게 매료되어버렸다.

 

 


 

한국과의 인연이 깊다. 우리 여성 작가들을 세계에 많이 알려줬는데 그 이유에 대해, 또한 그들과의 작업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한강, 편혜영 작가 등의 소설을 번역하고 출간해 세계 각지에서 그들의 작품이 안착하는 걸 확인하기까지 10년 가까운 세월이 걸렸어요. 저는 원래 고객을 많이 두는 에이전트가 아니에요.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한국의 보석 같은 작가를 전 세계 독자들에게 충실히 알리는 ‘브릿지’ 역할을 할 거예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미국에 소개할 당시 『J. M. 배리 여성수영클럽』을 집필 중이었고,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었어요. 나중에 뒤돌아보니 『엄마를 부탁해』를 읽고 감동을 받았던 이유는 어머니의 부재 등과 관련한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죠. 한강, 조경란처럼 소수로서의 여성, 먹지 못하는 여성의 목소리도 와 닿았습니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이기려 이 작품을 집필하게 됐다고 알고 있다.

런던에 있을 때 어머니의 부음을 들었어요. 비행기 시간을 기다리다 친구와 함께 산책을 할 겸 켄우드 여성 저수지를 지나갔는데 그 주변에 80대 여성 ‘메이 앨렌’이 있었죠. 수십 년 동안 얼음이 얼든 눈이 오든 매일 저수지에서 수영을 해온 그녀는 제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낡은 수영복을 건네주며 물에 들어가 보기를 권했어요. 슬픔이라는, 일종의 광기에 휩싸여있던 당시의 저는 10월의 추위 속에도 물에 들어갔고 엄마가 함께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후 5년 동안 J.M. 배리가 영감을 받아 『피터팬』을 썼다는 스탠웨이 저택을 떠올리며 소설을 완성해나갔고요. 탈고했을 때 정말 행복했고 어머니를 위해 끝낸다는 만족감을 얻어 슬픔을 이겨내는데 힘이 됐어요. 용기를 얻었고, 성장했죠.

 

유쾌한 웃음 속에서 ‘여성’과 ‘여성의 삶’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다. 여성 독자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현재 겪고 있는 고민과 그들의 삶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풀어나가길 바라나? 물론, 남성 독자들에게도 해줄 말이 있을 것 같다.

이 작품의 주제 중 하나가 ‘여성의 우정’이에요. 고등학교 동창 둘이 나오는데 한 명은 워커홀릭인 커리어우먼이고 한 친구는 아이가 다섯인 가정주부죠. 두 사람의 우정뿐 아니라 여성으로서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저는 자녀를 갖지 않겠다고 결정했지만 엄마로서의 삶을 택하는 것 역시 대단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주인공 조이처럼 저 역시 독립적이고 겁 없는 삶을 살았고, 살고 있지만 여성으로서 겪은 어려움은 분명 있었어요. 에이전트로서 일을 할 때도 느끼죠. 독일에서 책 판권을 놓고 경쟁했을 때 ‘내가 남자였으면 이를 놓치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다른 경우도 있죠. 미국 여성의 55%가 대통령선거에서 트럼프에게 표를 줬다는 것이 충격적이었어요. 여성으로 산다는 것이 힘들죠. 제가 가지고 있는 삶의 가치나 감정 같은 것에 한국 독자, 특히 여성분들이 공감을 했으면 좋겠어요.

 

이 책은 상당히 능동적인 인간상을 닮고 있다고 보인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선의도 느껴진다. 개인주의가 극심해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누군가에게 공감할 줄 알고, 타인에게 손 내밀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보나? 필요하다면,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에게는 이해와 동정이 함께 필요해요. 인간의 삶 자체에서 이 같은 감정은 매우 중요하죠. 인터넷과 SNS가 인간의 이기심이 심화되도록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으로 성장하려면 교류하고, 능동적으로 살아야 하는데 인터넷의 발달이 인간을 고립시키고 있잖아요. 인간에게 고립이란 생존을 위협하는 것인데 말예요. 저에게 남을 돕는 일이란 행복과 내가 갖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들이 들게 하기 때문에 저를 충만하게 만들어요. 인생 본연의 행보, 성취, 만족감을 위해서라도 남을 돕는 일은 인간에게 굉장히 중요한 과제라고 봐요.

 

향후 집필·활동 계획은

해외에선 『J. M. 배리 여성수영클럽』 말고도 이미 2권이 더 출간된 상태예요. 한국에서도 만날 수 있다면 좋겠는데 아직은 모르겠네요. 지금 새 책 집필도 준비 중인데요. 사실 이번 한국 방문도 신간 집필에 필요한 취재를 위해서였어요. 제주 해녀들을 보고 영감을 받았거든요. 재미있게 써 볼 생각이에요.

 

『J. M. 배리 여성수영클럽』

바바라 J. 지트워 저 | 이다희 옮김 | 북레시피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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